Bridge of Remembrance
Yeongcheon Memorial Hall of Patriotic Merit
김민석 / KIM MIN SEOK / Studio-2
영천 호국 추모기념관 계획안
전쟁은 멈췄고, 총성은 멎었다. 평화로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의 아픔을 잊어가고 있지만, 우리가 누리는 이 평화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결과다. 영천 호국원은 그런 희생의 기억이 서린 공간으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이 잠든 곳이다. 이들은 가족과 이별하고 조국을 품었으며, 미래를 위해 생을 마감했다. 호국원은 단순한 묘역이 아닌, 기억과 다짐이 살아 있는 장소다.
그러나 오늘날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명절이나 기념일에 유족들만이 찾아오며, 평소에는 고요함만이 머문다. 세월과 함께 영웅들의 이야기도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전쟁의 기억을 전하고자 영천 전투 호국 기념관이 설립되었다. 기념관은 전투의 기록과 참전 용사들의 발자취를 담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기념관과 호국원은 물리적으로 가깝지만 정서적으로는 단절돼 있다. 하나는 과거에 머무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고요함 속에 존재한다. 기록과 추모, 기억과 체험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공간 확장이 아니라, ‘기억의 연결’ 이다. 전쟁의 희생과 평화의 가치를 하나로 엮는 새로운 서사와 공간적 흐름이 필요하다. 그 연결을 통해 우리는 잊힌 이야기를 되살리고, 평화를 지키겠다는 공동의 약속을 새겨야 한다. 기억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어져야 하며, 세대 간 공감 속에 비로소 살아 숨 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