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Graduation Exhibition 2025

시간이 흐르는 건축

이근혁 /Lee Geun Hyeok / Studio-1

시간이 흐르는 건축

시간이 지나며 빚어지는 아름다움 위스키처럼
Beauty that develops over time, like Whiskey

이근혁 / Lee Geun Hyeok / Studio-1

전통주의 새로운 부활 위스키 브랜드 한해와 함께

“시간이 흐르는 건축, 시간에 물드는 술”
이 건물은 위스키처럼 ‘시간’을 품는 공간입니다.
위스키는 단순한 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시간을 담고, 기다림을 익히며, 수많은 계절과 온도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깊이를 키워내는 술입니다. 위스키가 오랜 숙성을 통해 마침내 완성되듯, 이 건물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고 성숙해지며, 고유의 아름다움을 갖춰갑니다.
건축의 재료들은 처음엔 반듯하고 낯설지만, 시간이 지나면 빛에 물들고, 비에 씻기고, 바람에 닳으며 자연과 사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게 됩니다.
손길과 발걸음이 자주 닿는 곳은 조금 더 부드럽게 닳아가고, 햇빛이 가장 오래 머무는 벽은 계절의 온도를 기억합니다.
마치 위스키의 오크통이 스스로의 나뭇결로 향을 남기듯, 이 건축도 시간 속에서 고유의 감각과 이야기를 입어갑니다.
내부의 빛은 시시각각 달라지며 공간을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아침엔 부드럽고 낮엔 선명하며, 저녁엔 길게 드리워지는 빛은 시간의 흐름을 건축 내부에 새기며, 공간과 사람 사이에 감각의 리듬을 만듭니다.
녹지는 사계절의 색과 기운을 따라 끊임없이 변하며, 그 변화는 마치 술이 숙성되는 시간의 단계처럼, 공간에 감각적인 레이어를 덧씌웁니다.

이곳은 단순한 양조장이 아닙니다.
이곳은 시간을 마시고, 시간을 걷고, 시간을 기억하는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하양주와 위스키가 함께 머무는, 시간의 결이 겹쳐지는 장소입니다.
방문자는 이곳에서 단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하양주의 고요한 흐름과 위스키의 밀도 높은 시간, 그리고 건축이 응축한 사계절과 인간의 삶을 마주하게 됩니다.

건축은 담습니다. 그 안에 빛을, 계절을, 흔적을, 사람을 담습니다.
위스키는 익힙니다. 바람을, 시간의 차이를, 공간의 냄새를 익힙니다.
그리고 사람은 그 술을 마시며, 그 공간을 걷고 머물며, 그 시간 전체를 마십니다.

이 건축은 단지 어떤 기능을 위한 건물이 아니라, 기억되고, 변화되고, 스스로 익어가는 구조물입니다. 그곳에서의 술은 그저 병에 담긴 액체가 아니라, 자연과 문화, 시간과 정체성이 응축된 한 잔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공간을 통해 묻습니다.
건축도 위스키처럼 숙성될 수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대답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고, 더 아름다워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담게 되는 공간.
이곳은 바로, 그런 건축입니다.”

Work Details